7시 12분
2016.03.17. 서울, 안산, 대전 그리고 상하이 본문
1. 서울 여행
3월 13일 오전 10시 50분 비행기로 서울에 갔다. 거창한 여행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제주도를 떠난다는 생각에 들떠서인지 그 주는 정말 엉망으로 보냈다. 늦게 일어나서 밥먹고, 다시 자다가 과외하고, 하는 게 없으면 영화 좀 보다가 끄고, 또 자고.. 다녀오면 괜찮아지겠거니 하고 그냥 버텼다. 면세점에서 부탁한 것들과 내가 필요한 물건을 사고, 학교보다 두 배나 비싼 오니기리도 사먹고, 편도 61000원짜리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고 김포에 도착하니 12시였다. 공항철도를 타고 서울역에서 4호선으로 갈아탔다. 혜화역에서 S를 10여 분 기다리고 1시가 조금 넘어 함께 혜화역을 나섰다.
약속 장소를 혜화로 정한 이유는 대학로를 구경하고 싶어서였다. 2014년 2월에 서울미래유산을 취재하던 때 학림다방 취재를 위해 혜화역에 잠시 들렀던 적은 있지만, 대학로를 구경해 본 적은 없었다. 어린 시절 좋아하던 노래 칵테일 사랑 속 마로니에 공원을 보고 싶었다. S와 나는 대학로를 이리저리 쏘다니며 점심 먹을 곳을 고민하다가 요즘 뜬다고 하는 규카츠 집에 들어섰다. 일본에서 먹었던 규카츠와 비교도 되지 않을 것이란 걸 알고 있었지만 규카츠를 다시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더 강했던 것 같다. 그 곳에서 규카츠 가장 기본 메뉴와 오므라이스를 시켜서 나눠 먹었다.
S를 오랜만에 만난 건 아니었다. 1월에 있었던 엠티에서 우리는 함께 떠들고 놀았다. 하지만 서울에 갈 때마다..는 아니고 두 번 가면 한 번 정도는 만나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 만나서 하는 얘기가 부담스럽지 않고, 서로의 신세를 한탄해도 눈치가 보이지 않으며, 대학교에서 생긴 인간관계를 제외한 거의 모든 인간관계를 공유하고 있어서일까. 그렇게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고 오므라이스를 약간 남겼다. 식당을 나서고 다시 혜화역 방향으로 갔다. 출구 바로 앞에 있는 학림다방을 가기 위해서였다.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을 오르니 우리 앞에 두 팀이나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만큼은 꼭 앉아보고 싶어서 기다리기로 했다. 30분 정도를 기다려서야 우리는 우리의 자리를 배정받을 수 있었다. 우리가 앉을 자리에는 1학년 때 했던 동아리에서 만난 오빠가 앉아있었다. 학교를 그만두고는 처음 만나는 일이어서 서로 놀랐다. 학림다방에 아무렇지 않게 와서 이야기를 나누고 여자친구 어깨에 기대서 자다가 가는 그 여유로움이란! 역시 사람은 서울에 살아야해(?). S와 나는 아메리카노 한 잔과 비엔나 커피를 시켰다. 창가에 앉으니 대학로가 한 눈에 들어와서 좋았다. 그리고 우리는 또 그렇게 시덥잖은 이야기와 중요한 이야기를 한 시간 정도 나눴다. 커피는 달았지만 맛있었고, 언젠가 서울에 살게 되면 자주 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다방을 나선 우리는 광화문 교보문고에 가기로 했다. 파란색 간선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달려서 도착한 교보문고는 리모델링을 마쳐 사람으로 북적였다. 유명세를 탄 커다란 책상도 보고, 각종 코너에서 책과 음반을 구경하며 취향을 공유했다. 나는 그 곳에서 폴 서루의 「여행자의 책」과 연필 한 자루를 구매했다. 18시에 안산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에는 이미 늦어버린 오후 5시 10분 쯤 교보문고를 나섰고 S와 다음을 기약하는 인사를 나눴다.
2. 처음 간 안산
안산을 가게 되기 전 까지 나는 안산이 경기도 어디 쯤에 있는 도시인지도 몰랐다. 금정에서 4호선으로, 군포를 지나 30분은 더 가야 있는 도시였다. 서울보다는 인천이 가깝고, 4호선의 종점인 '오이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작은고모가 안산으로 직장을 옮기게 되어서 안산에서 저녁을 먹고 고모 집에서 자기로 했다. 저녁은 무난한 일식 가정식을 먹고, 관사에서 지내는 고모 집에서 이세돌의 승리 소식을 뉴스로 보다 21시가 조금 넘자 잠에 들었던 것 같다. 중간에 많이 깨긴 했어도 오랜만에 푹 자서 좋았다.
3. 학교 방문
월요일 아침 출근 시간에 맞춰 수원역으로 갔다. 수원역에서 ITX-새마을을 타고 대전으로. 대전에서는 지하철을 타고 탄방역으로, 탄방역에서 104번 버스를 타고 학교로. 학교 주변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교수님과 면담하고, 예전에 살던 방에 가서 수다를 떨다가 궁동에서 저녁을 먹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술을 마시기로 한 약속에는 나가지 못하고 잤다. 다음날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뚜레쥬르에 들렀다가 택시를 타고 대전역으로, 청주공항으로, 청주공항에서 다시 제주로. 제주에 와서는 바로 과외를 갔다. 지쳤던 기억.
4. 상하이 여행
상하이 여행을 계획 중이다. 한 달도 안 남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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