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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2015

2015.09.21. 학교 생활과 무기력함

R_ing_O 2015. 9. 21. 02:11

 

지금 쓰고 있는 배경화면

 

일본에서의 꿈같은 시간을 망치듯 마무리한 채 돌아온 한국은 의욕이 가득한 곳이었다. 8월 22일에 타마가와 하나비를 보고 나서 출국 날짜인 8월 26일까지 나는 헤맸다. 남은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은 열심히 보내리라 마음먹고는 결국 아무 것도 안 했다. 방에서 틀어박혀 자고, 일어나서도 아무 생각 없이 누워있었다. 일어나 남아있는 시리얼을 처리하고, 편도 15분을 걸어 역까지 가서 혼자 돈까쓰를 먹고 돌아왔다. 한국에 가면 괜찮아지지 않을까하고 버텼고, 그렇게 비행기를 놓치기도 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제주도에서의 생활은 말 그대로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냥 익숙한 거리를 걷고, 익숙한 바닥에 누워 생각하고, 익숙한 차를 마시고 예전을 그리워하고. 학교에 가면 의욕이 생기지 않을까!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어 수업을 가고 과제를 하며 매일매일을 보내고 싶었나? 그냥 두 달만에 너무 옅어진 학교가 그리웠던걸까. 그렇게 (사실상) 복학을 했다. 넘치는 의욕으로 수강신청을 마무리하고 JLPT 공부를 하겠다며 돈을 빌려가면서까지 일본어 학원까지 등록하고. 그러고 첫째 주 일요일에 갑자기 턱이 아파 응급실로, 입원. 새벽 세시에 일어나 카드와 핸드폰을 챙기고 스스로 택시를 불러 간 응급실은 생각보다 차가웠다. 입원 수속 마치고 스스로 입원하니 정말 혼자만의 공간이었다. 13층은 태어나서 처음인데다 수도 없이 들어오는 간호사는 더 적응 안 됐다. 수업 빠진다고 다 메일 보내고, 교수님이랑 미팅도 한 주 미루고, 목요일에 있던 미팅도 미루고. 이제는 신문사도 없으니 열심히 공부해서 학점을 올려보자! 하던 다짐 때문인가 수업을 못가니 너무 짜증났다. 이번 학기엔 열심히 살려고 했는데 왜 쓸데없이 입원해서 귀찮게 할까. 차라리 휴학을 할까도 생각했는데 휴학 과정을 생각하니 그냥 다니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생각보다 일찍 퇴원한 덕에 수업 하나는 빠지지 않을 수 있었다. 그래도 실험은 도저히 못 들을 것 같아서 취소하고, 학교에 돌아왔다. 그러고는 의욕을 다시금 잃었다. 아무 생각이 없다. 산책을 하고 오면 그래도 잠깐 괜찮아져서 무언갈 시작하고나서도 금방 사라지고 내일 점심은 맛있는 걸 먹어야지 하고 그런 일차적인 욕구만 충족하기에 급급하고. 이대로 그냥 죽어도 나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자꾸 집에 갈 생각을 하면 괜찮아질까? 여행 갈 준비를 다시 해야할까. 껍데기만 남아 어느새 상투적인 행동만 반복하게 되었네. 그렇게 오늘도 아무것도 안 했다 아아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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